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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가보다

큐슈 열차 여행 3일째(코쿠라-모지코-벳부)

원래 예정대로고 하면 아소를 거쳐서 벳부로 가는 것이었으나 아소에서 벳부로 가는 횡단열차 노선에 문제가 있어 미야지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환승을 해야한다고 해서 번거롭기도 하고 시간상 문제도 될 것 같아서 포기했다.

아소보이를 타고 싶었으나 이것 또한 주말에만 운영을 해서 타보지 못 할 것 같아서 다음을 기약하며 넘겼다.

그 대신에 북큐슈를 통해 벳부로 가는 노선을 선택했다.

 

 

 코쿠라역으로 가는 특급 소닉이 있었지만 시간상 빨간색 코쿠라행의 열차를 탔다. 앞쪽은 지정석으로 기차 내부처럼 2인석 좌석으로 되어있고 뒷쪽은 지하철처럼 되어있었다.

아침 출근 시간대라서 어느때보다 사람들이 있는 편이었다.

 

코쿠라성이 니시코쿠라역에서 가까워서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렸다.

직진해서 쭉 내려가다가 오른쪽에 먼저 코쿠라성이 보이고 그 옆으로 코쿠라 정원이 있다.

우선 먼저 보이는 것이 진자였는데 하치자카(?)진자가 보였다.

 

 

 

 

 

신년이라서인지 성년의 날이어서 그런지 많은 신년풀이을 적은 종이들과 에마카케라고 해서 소원걸이를 한 나무 조각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원이 있고 거기에는 일본 사무라이같이 보이는 두분이 열심히 연습 중이었다.

 

 

뒤로 돌아 정면 들어가는 쪽으로 가니 코쿠라성의 자태를 완전히 볼 수 있었다.

흑색과 백색으로 이루어진 성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성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 독특하게 보여졌는데 깔끔한 느낌이었다. 1569년 현재 자리에 처음으로 지어진 후 1602년에 지금 모습의 성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옢에 위치한 코쿠라 정원으로 들어가봤다. 입장권은 300엔으로 소박하니 잘 꾸며진 호수와 정원, 역사적 건축물뿐만 아니라 전시관에는 흥미로운 공예품들이 있었다.

 

 여기서도 역시 네코짱이 자연스럽게 먼저 반겨주었다. 사진을 찍어도 절대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모델을 자처한다.

 

 

 

 

 

 

입장객을 위한 안내 서비스가 좋은 것 같다. 나에게도 설명을 해 주기 위해 안내원분이 왔으나 그냥 웃음으로 그냥 괜찮다고 했다.

들어도 잘 모를 것 같아서 그냥 경치만 구경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에...

 

정원에서 코쿠라성이 잘 보인다.

예전에 여기에서 지냈던 사람은 분명 한 잔 기울이면서 비장하게 코쿠라성을 보며 충성을 다짐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쪽 담을 따라가면 전시장이 있고 뒷쪽 마당이 조금만하게 있어 코쿠라성을 볼 수 있었다.

전시장은 삼청동에서 볼 수 있는 느낌의 미술 전시장과 닮아있었다.

전시장에는 단도랑 담배 보관함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역시 일본인들의 정교함이란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인 것 같다.

사진 찍을 수 없어서 눈으로 잘 보고 나왔다.

 

정원을 나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작은 공원이 또 있는데 이곳은 재미있게 부처상에 옷을 털로 짠 옷을 입혀 놓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기웃거리며 구경했다.

 

 

 

 

코쿠라역으로 걸어가서 다시 모지코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모지코역은 큐슈에서 가장 오래 된 목조역 건물이고 철도역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먼저 모지코역에서 찾아간 곳은 큐슈 철도 박물관이었다.

이번 여행의 컨섭이 열차인만큼 여기만큼은 꼭 가고 싶었는데 2003년 8월에 문을 연 철도기념관으로 큐슈지역의 철도 역사를 소개하고 있었다.

 

철도 박물관의 입장권은 300엔이고 들어가자마자 플랫폼에 열차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도 있었다.

우선 전시장 건물 내부를 구경하고 나오면서 다시 내려와서 구경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1층에는 옛날 기차 복원을 해서 체험을 해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고 계속해서 방송으로 실제 현장처럼 떠들어 대고 있었고 기차 달리는 소리도 계속 난다.

그리고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다.  

2층은 역사와 부품 전시, 그리고 사진들이 있었다.

 

 

 

 

 

 

 

 

다시 나와서 열차를 자세히 보고 안에 들어가서 실내를 보기도 했다.

일본의 열차는 상품화 되어서 제대로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저렇게 다양한 디자인의 멋스러운 기차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부럽기도 했다.

 

 

 

 

 

 

 

 

 

 

 

1889년 개항 이후 혼슈와 큐슈를 잇는 교통의 요지이자 키타큐슈의 공업력을 배경에 둔 해외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모지코는 지금 항구로서의 기능보다 근대 건물들을 잘 살려낸 재개발로 다시 태어난 모지코 레트로가 인기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모지코에 오면 누구나 다 기념 사진을 찍는다는 바나나맨을 나도 찍어보았다.

30분정도면 걸어서 구경할 수 있는 것같은 모지코 레트로는 아담하면서도 색다르다.

 

 

 

 

 

 

 

 

 

 

시모노세키와 이어져있는 칸몬교가 보이고 칸몬해협 바다 아래로는 일본 최초의 해저터널이 지나간다고 한다.

짧은 시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는 키타큐슈의 여행은 볼 거리가 많고 시간 절약적인 여행코스였다.

 

다시 모지코역에서 벳부를 가기 위해 특급 소닉을 타고 1시 9분에 출발을 했다. 약 1시간 20분정도 소요됐다.

소닉은 온통 파란색으로 스포츠카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장난감으로 정말 하나쯤은 가지고 싶게 생겼다.

안의 내부는 미키마우스의 귀가 달린 것처럼 독특한 모양한 안락한 의자가 있었다.

 

벳부로 가는 길에 '우사'라는 동네에서 헐리우드처럼 산에 USA라는 이름명을 설치해 놓은 것을 보고 빵! 웃음이 터졌다. 지나가면서도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벳부에서 내리지 않고 왠지 지도상으로 가메가와역에서 내리면 피연못지옥과 소용돌이지옥을 보고 칸나온천지역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또 한 정거장 앞에 내렸다.

나중에 한참을 걷고 나서 조금은 후회를 했지만 여행의 묘미는 계획되로 되지 않는 우연성도 있기 때문에 이것 또한 즐겼다.

 

갈림길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길을 잘못 들어서 우연히 들리게 된 하치만 가마도 신사.

신사에서 벳부만쪽으로 보이는 경치가 정말 좋았다. 신사는 벳부사람들을 다 굽어 살피는 듯한 자세였다.

 

 

먼저 들린 곳은 소용돌이 지옥이었는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냥 조금만한 분수크기만한 곳에서 온천수가 떨어지는 것이었는데 '이게 뭐야.'라는 생각에 정말 돈 아깝다는 생각만 들었다.

물론 안내하시는 분이 버스 시간이랑 다른 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정보비라고 생각하고 나왔다.

바로 옆에 있는 피연못은 그마나 괜찮은 편이었다.

족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입장료가 조금 덜 아까운 편이라고 할까나...

 

 

 

 

 

5시까지만 칸나와 지역의 지옥을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빨리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

버스는 뒤로 타면서 숫자표를 뽑아서 나중에 내릴 때 숫자표만큼의 요금을 따로 내면 된다.

앞 전광판에 숫자마다 버스 요금이 찍히기 때문에 요금 내는 방식이 조금은 신기했다.

나중에 시골지역의 열차를 타면서도 동일한 방식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 체계적이고 쉬운 방식이라고 생각되었다.

요금은 320엔이 나왔다. 버스 종점이 칸나와 지역이라서 내리는 곳은 어렵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렸더니 여기저기 집마다 연기가 나는 광경이 확실히 온천 동네구나라는 실감이 났다.

 

 

빨리 8지옥을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먼지 지옥 순례 중 가장 인기가 많다는 바다 지옥을 찾아서 가 봤다.

그런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바다 지옥이 젤 멀었다.

보통 벳부역에서 방향에서 버스를 탔으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바다지옥이었지만 난 반대쪽에서 내려서인지 제일 멀었다.

 

 

 

진짜 온천수가 깨끗한 바닷물색을 띄고 뜨거운 연기를 뿝어내고 있었다.

엄청 뜨거운 것같았지만 손으로 만져보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푸른색을 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안에는 아까 피연못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연못이 있었다.

정말 소용돌이와 피연못 지옥은 시간 없으면 안 가도 되는 지옥 코스인 것 같다.

넓은 족욕탕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피로한 발을 담구고 쉬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이 날 길을 잘못 헤매다 고생한 발을 위로하기 위해 발을 담가보았는데 정말 행복했다.

겨울의 차가움이 따뜻한 온천으로 인해 다 녹고 마음까지 녹이고 피로는 다 날려버리는 느낌이었다.

행복은 고생 뒤 이런 따뜻한 위안으로 돌아오는 오는가보다.

 

5시가 되었기에 다른 곳은 입장을 하지 못 하고 그냥 문 앞에서 구경만해야 했다.

길 따라 내려가면 나머지 4개의 지옥이 줄줄이 나왔기 때문에 버스 정거장으로 내려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동네 자체가 온천수가 흘러서인지 거리 곳곳 하수구 구멍에서도 연기가 나는 것도 신기했다.

산지옥 

부뚜막지옥 

도깨비산지옥

금룡지옥

흰연못지옥

버스를 타고 벳부역으로 내려와서(180엔) 벳부역 앞 상점가를 구경하러 갔으나 쉬는 날이라 대부분 다 문을 닫았었다. 그래서 그냥 다시 하카타로 가서 구경을 더 하기로 생각하고 다시 열차에 올랐다.

 

 

특급 소닉을 다시 타고 고고~

하카타에 도착해서 포장마차를 찾아가기 위해 가다가 하카타가와바타 상점가를 지나게 되었는데 늦게 가서 그런지 여기도 문을 다 닫아서 구경을 제대로 못 했다.

나카스쪽으로 내려가면서 가부키쵸 느낌의 밤에 번화한 곳이 있어서 두리번 거리다가 길거리 아가씨들 구경만 하다가 나카스쪽 포장마차와 나카가와 강의 야경을 구경하고 캐널시티로 옮겨갔다.

 

 

 

 

 

 

캐널시티도 10시에 다 문을 닫는 분위기여서 서둘러서 보고 거의 외관만 봤다.

그래도 반짝이는 화려한 조명과 장식으로 눈이 즐거웠다.

그리고 10시 정각에 분수대에서 음악과 함께 분수쇼가 열려 눈과 귀를 사로 잡았다.

분수에서 뿜어대는 물줄기들이 생기 넘치고 박진감 있었고 5분정도의 짧은 쇼였지만 계속 '우아~우아~'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하루를 멋지게 장식하고 마무리한 것 같아서 마음까지 뿌듯하고 즐거웠다.

하루 동안 4곳의 핵심지역만 돌아다니며 정말 효율적으로 구경하고 온 것 같아서 너무 만족스럽고 스스로가 대견스럽기도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