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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가보다

큐슈 열차 여행 4일째(유휴인)

여행을 끝나고 돌아와서 가장 만족스러운 하루가 아마도 이 날일 것이다. 유휴인에 가서 꼭 노천 온천을 해 보고 싶었고 사람들이 왜?큐슈하면 유휴인 유휴인하는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행 후 기록을 남기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다시 큐슈를 간다면 유휴인은 1순위로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었다.

하카타 역에서 아침도 할 겸 저번에 신칸센에서 먹지 못했던 큐슈신칸센 사쿠라 에끼벤을 샀다. 1150엔을 양은 좀 적은 어린이용 도시락이었지만 도시락통을 기념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기에 괜찮았다. 물론 맛도 좋았다. 일본의 도시락들은 왜 이렇게 다 맛있는 걸까? 거참...

 

 

 

우선 첫날 미야자키 공항에 도착해서 전 큐슈 철도권을 받았을 때 미리 유휴인 노모리를 예약을 했기 때문에 9시 20분 첫차를 타고 유휴인으로 향했다.

유휴인의 숲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메탈초록색으로 클래식하며 귀여운 모습을 한 열차이다.

실내는 나무색으로 깔끔하면서 편안한 이미지였다.

요 귀여운 녀석을 타기 위해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있었다.

첫날 미야자키 도착해서 만난 1년차 신혼부부도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인연이다.

유휴인 노모리는 승무원들이 기관사 모자와 승무원 모자를 들고 다니면서 서비스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섬세한 배려를 하고 있었다.

혼자 돌아다니면서 내 얼굴이 박힌 사진은 기피하고 있었는데 이 날은 기념으로 한방 찍었다.

 

 

 

 

유휴인 도착. 트여있는 역에서 보니 더욱 사랑스럽고 이쁜색을 한 유휴인노모리.

역에 도착해서 기념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잠시 북적되기도 했다.

 

 

동행자가 생겼다. 1년차 신혼부부랑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같이 자전거를 빌려서 우선 유휴인 외각을 돌고 나서 유노츠보거리를 구경하고 각자 온천을 가는 걸로 계획을 세우고 동행을 했다. 역 근처에 1시간당 200엔으로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간단하게 이름과 여권번호로 후불제로 빌려준다. 가게로 들어갔을 때 주인장이 너무 허름하게 술 한잔 걸친 듯한 노숙자 포스로 누워 계셔서 잠깐 놀랐는데 그냥 시골분이었다.

 

먼저 비 스피크 롤 케익집에 가서 롤 케익을 예약을 했다. 품절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했으나 상술인지 조각 롤케익은 품절이라고 p롤 케익만 판매하고 있었다.(1380엔)

아르테지오 미술관쪽으로 먼저 둘러보기 위해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오르막길을 기아가 없는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면서 곳곳에 보이는 이쁘게 꾸며진 집과 여관 사진을 찍었다.

 

 

 

 

 

 

계속 지도를 확인하면서 자연 풍경을 만끽하면서 아르테지오 미술관을 찾아갔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뭔가 횡~한 분위기였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인지 생각보다 구경할 것이 없어서 잠시 실망스러웠으나 이날도 역시 네코짱이 반겨주었다.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내려갈 생각을 하니 기분이 다시 업되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기 위해 눈을 바쁘게 움직이며 내려갔다.

 

운 좋게 여관에서 개방해 놓은 야외 족욕탕에서 꽁꽁 언 손을 잠시 녹일 수 있었서 좋았다.

나는 안타깝게 스타킹을 신고 청바지를 입은 상태여서 족욕은 하지 못하고 손만 담가보았다.

동행자분들은 기분좋게 사진도 찍고 매끄러운 물을 칭찬하며 족욕을 즐기셨다.

 

 동화 속에 등장 할 것 같은 이쁜 집도 있었다.

온천수로 이루어진 킨린코에 도착해서 주변 경관을 보니 마음에 탁 놓이면서 한가로운 분위기에 같이 여유가 생기는 듯한 기분이었다. 따뜻한 온천물이 흐르는 주변으로 물고기들이 모여있었고 바로 옆에 위치한 누루카와 온천에서 노천을 즐기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오리들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자연과 사람이 같이 공유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참 편안하고 기분 좋았다.

 

 

 

 

 

샤갈의 미술관은 긴린코 호수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게 지어져 있었다. 1층은 기념품과 식당이 위치해 있었는데 여유롭게 호수를 감상하고 식사를 하는 모습 또한 다들 행복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긴린코 호수는 일교차가 큰 계절에 물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낸다고 한다. 대부분 아침 일찍 산책을 하면 이 멋진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텐소 신사도 바로 긴린코 호수 옆에 있어서 빼놓을 없는 장소이다.

 

 

 

 

다시 유휴인 역쪽으로 돌아가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걸어서 유노츠보거리를 활보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며 외각을 열심히 달렸다.

생각보다 유휴인이 넓은 편이라 자전거를 빌리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놀러오신 한국분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천천히 공예품들과 기념품들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을만큼 아기자기하면서도 이쁘고 귀엽고 잘 만들어진 작품들이 가득했다.

 

 

동그리노모리-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오 스튜디오 작품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 놓은 잡화 숍

 

 

 

 

 

 

 

 

 

 

 

너무 귀여운 동글동글 통통한 검정 고양이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든 말든 잠을 자고 있었다.

이때까지 본 고양이 중에 갑인듯.너무 이뻤다. 캭~~ 

오르골과 가라스노 노모리- 유리 공예품과 오르골 공예품이 전시 판매되고 있는 곳.

예전 삿포로에서 본 유리 공예과 오르골이 여기서도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우면서 실제로 내가 가지고 있는 오르골이 판매되고 있어서 좀 놀랐다.  

 

 

하치미츠노모리- 여기 아이스 크림의 인기가 무척 좋았다. 줄서서 사 먹고 있을 정도였다.

 

 

 

 

 

 

유휴인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온천 여관의 무소엔의 온천을 이용하기 위해 역으로 가서 안내원에게 정확한 위치와 걸어가면 걸리는 시간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여기 온천은 3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실망을 했다가 저녁에도 이용할 수 있는 노천 온천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마키바노레로 갔다.

역에서 10분정도의 거리이고 아까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외관이 괜찮은 여관이라고 생각했던데라 정말 마음에 들었다. 8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요금도 500엔밖에 하지 않아서 더욱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혼자거 노천 온천을 이용하다니...대단한 경험이기도 했지만 굉장히 용기있는 행동이기도 했다. 물론 운이 너무 좋아서 혼자서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바깥 풍경을 보면서 따뜻한 온천을 즐기고 있으니 스스로가 신기했다. 차가운 겨울의 공기가 어깨 위로 시원하게 느껴지면서 온천은 너무 따뜻하게 기분이 좋아서 신선하면서도 따뜻한 기분이 최고였다. 그리고 새소리도 들리면서 앞에 트인 공간에서 보이는 겨울산의 풍경은 정말 기가 막혔다.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기분이랄까나. 1시간쯤 지나서 한 분이 더 들어오긴 했지만 충분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기 때문에 10분 정도 더 있다가 그분께 혼자만의 시간을 양보해 드렸다.

 

 

온천욕을 마치고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차가운 공기로 달래며 중간에 마트에 들려서 스시 도시락을 사서 미야자키로 가기 위해 오이타행 기차를 탔다.

 

 

중간역이었던 오이타에서 미야자키로 가는 특급 니치린 열차 시간이 30분정도 남았기 때문에 역내를 구경했는데...정말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있는 역사였다. 역사 내 특산물품 코너가 있어서 제법 볼거리가 쏠쏠했다.

 

특급 니치린은 이때까지 보았던 열차 중에서 가장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객실 안도 우리나라 열차와 비슷하게 닮아 보였다. 미야자키까지 3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스시 도시락과 맥주를 마시며  여유있게 그 동안 다운 받아 놓았던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보면서 갔다. 눈과 입과 온 몸이 즐거운 여행이어서 그런지 너무 행복했다.

 

 

미야자키 숙소에 거의 12시에 도착했기때문에 쓰러지다시피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