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설연휴를 맞이하여 아는 동생의 친절한 호의로 초대권으로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왔다.
자리는 A석 18줄 1번.
casting은 지킬 앤 하이드에 양준모. 루시에 선민. 엠마에 이지혜.
최고의 작품 5주간의 특별 공연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직접 현장에서 본 뮤지컬 중에 가장 흥미진진하면서 연기자들의 연기와 노래가 무시무시하도록 놀랍고 멋졌다.
아는 이야기와 노래들이 무대에서 펼쳐지고 그들의 호흡과 열정의 노래들이 자연스럽게 환호와 박수를 자아내고 지킬과 하이드의 마지막 싸움의 클라이막스로 이어졌다.
양지킬이라 불릴만큼 지킬 앤 하이드의 역을 온 몸으로 소화하는 양준모의 연기에 그냥 빠져들게 만들었다.엄청난 불량의 대사, 노래, 연기를 다 뿜어내고 그는 아마도 탈진했을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한 3일은 드러누울 것 같은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앤딩 인사에서 기립박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그의 투혼에 감격했다. 정말 멋진 공연을 보여준 그에게 저절로 감사의 인사를 한다.
두 여자 주인공의 역할은 정말 상반대된다. 성우같은 독특하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이지혜 엠마와 약간 걸걸한 듯하면서 섹시한 목소리를 가진 선민 루시의 각자의 사랑의 노래는 아름답고 헌신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지킬과 하이드 중에 어느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냐고 고르라고 하면 못 고르지만 엠마와 루시 중에 고르라고 한다면...난 루시를 선택할 것이다.
루시의 죽음 전 지킬 박사의 편지를 받고 희망찬 내일의 새 삶을 노래하는 루시의 노래는 정말 눈시울을 붉히는 감동이 있었다. 그 후 눈물이 쏙 들어갈 공포도 있었지만 말이다. (정말 너무 놀라 순간 호흡을 멈췄으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한 때는 꿈에'의 노래를 직접 보고 듣자니 너무 감격적이었다. 지킬 앤 하이드를 보지 않아도 이 노래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노래일 것이다.
뮤지컬의 내용 또한 많은 생각과 감정 이입을 하게 되었다.
사람의 선과 악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오히려 몰락해 가는 지킬박사의 모습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선과 악에 대한 고민을 엿 볼 수가 있었는데...나도 내 안의 하이드를 숨기고 살아가는 인생이라, 죽을 때까지 이 고민과 내 안의 전쟁은 계속 되리라 본다.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기길을 갈망하는 인생에서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은 정말 인상적인 한 부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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