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루웨이의 숲/보고 느끼다

혼자만의 약속 박효신 콘서트 WAR IS OVER

 

약 2년 전쯤 박효신이 군대가기 전에 난 혼자만의 약속을 했다.

꼭 그가 돌아오는 때의 콘서트를 가겠다고.

물론, 에게...그게 뭐야?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건 일종의 다짐과 같은 거였다.

시작과 끝맺음을 하기위한 다짐이었다.

우선 난,어제로서 과제를 하나를 끝냈고 2012년 멋진 마무리를 하고 있다.

 

겨울 내가 사랑하는 계절...서울의 거리는 러브레터같은 흰 눈으로 더욱 은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검은 밤하늘에서 흰 점을 찍으며 내게 안기는 눈은

안개 꽃송이 흩날리듯 내 머리, 어깨..차례차례 쌓여갔다.

설레임으로 발을 제촉하고 여기 저기 행복과 희망, 설레임의 얼굴을 스치며 무대를 마주하게 되었다.

 

아...큰 공연장을 대할 때면 늘 느끼는 거지만

제각기 흔들어대고 깜박깜박 신호를 보내는 야광봉들과 야광머리띠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평면을 잘라서 펼쳐 놓은 것 같다. 이 광경만 봐도 콩닥콩닥 사랑스러워서 미칠지경의 상태가 되는 것 같다.

 

 

 

박효신의 목소리가 들리고 여기저기 환호와 괴기에 가까운 비명소리가 들리고 내 입도 수줍은 환호를 한다.

이런이런 너무 좋다. 그의 호흡 하나, 어..어...자꾸 끊어지듯한 말 솜씨 또한 그의 감성으로 느껴져 눈을 떼지 못 하겠다.

제일 좋아하는 노래 '바보'와 '눈의 꽃'을 연속으로 불렀을 때에는 눈물로 숨 쉴뻔했다.

 

미필에서 군필로, 왕자에서 황태자로, 남자에서 상남자로...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그는 옷빨이 참 잘 받는다. 어쩜 저렇게 어울릴까...개인적인 취향으로 박효신의 몸매가 참 이쁘다. 어떤 옷을 입혀도 이쁜 라인인다.

군대 에피소드 이후 입은 어깨 금패치가 들어가있는 검정 자켓과 클럽 타임 때 입은 빨간 털코트가 마음에 들었다. 너무 섹시해서 흠짓 놀랬다.

 

공연 중 너무 반가웠던 2가지.

하나는, 군대 이야기 모니터가 나왔을 때 그림이... 와루님의 웹툰이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스마일 브러쉬를 통해 와루님의 감성적 감수성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다른 장르 속 동경의 대상을 이렇게 만날 수도 있구나싶어...참 신기하고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물론 혼자 생각이지만.

(와루님께 쪽지를 받았는데...ㅜㅜ안타깝게 본인의 웹툰이 아니라고 하셨다. 약간 충격이었지만. 정말 비슷했다.) 

두번째는, 효신님이 '나가수'를 언급하고 '바람이 분다'를 부르고 이어서 이소라님이 나왔을 때...작년 연말 콘서트도 혼자 봤는데. 이소라 김범수 콘서트였다.

나한테 박효신 하면 이소라는 뗄 수 없는 연관 단어이다. 어렴풋이 예전 이소라 박효신의 콘서트의 재현을 늘 바래고 있던 사람으로 그녀의 출현은 나에게 일거양득이라는 느낌으로 와 닿았다.

솔직히 이소라는 김범수보다 박효신이 잘 어울린다.

 

마지막 엔딩은 사랑한 후에...그리고 Gift.

2009년 꿈과 세상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들었던 내 추억들과 함께.

눈물 나려고 그래...그치만 이제 내 마음 속의 갈등과 분노, 이별과 아픔, 좌절과 붕괴...War is over.

 

ps.끝나고 막차를 타고 집까지 가는 길은 좀 고된 시간이었다. 그러나 인생이 그렇듯,무거워진 진눈깨비가 휘날리는 밤길은 편하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어떻게해서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겨울밤 눈 덮힌 공원은 아름다웠다.